물론 그냥 폼이나서 2대를 이용하는 것도 아니고, 소위 제비라서 그런 것도 아닙니다.
영업직에 근무하는 특성 상 기존의 번호를 버리지 못한다는 부분과 더불어 스마트폰이 절실히 필요한 상태가 겹치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2대를 사용하는 생활을 하게 된 것입니다.
기존 핸드폰을 기기변경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시는 분이 계실 것 같아 미리 말씀드리지만 그 당시 스마트 폰을 하려면 반드시 3G여야 했으며, 그 말은 010 번호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.
정말 심사숙고하여 결국 2대를 사용하게 된 것이지요.
2G에서 3G 시대로 넘어오면서 정부는 소비자들에게 큰 혼란을 주는 정책을 내놓았었습니다.
바로 핸드폰 국번 통합이었죠.
그 당시 011, 016, 017, 018, 109로 나뉘어져 있던 핸드폰 번호를 010으로 통합한다는 것이었습니다.
물론 이 정책이 그 당시 거대공룡이었으며, 시장지배자적 위치에 있던 SK텔레콤을 타깃으로 한 정책임은 틀림없을 것입니다.
식별번호의 브랜드화를 막기 위해 3G에서만 010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, 그 당시 모든 서비스는 010을 위해 존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니까요..
이런 강제적인 통합은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의견이 상당히 많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.
저 또한 끝까지 기존 번호 유지하다가 핸드폰이 고장이 나는 바람에 결국 어쩔 수 없이 2대 모두 010을 쓰는 어처구니 없는 경우가 발생했으니까요...
이런 강제통합 결과 010으로 80% 이상 전환 시 강제통합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안이 나왔던 것이겠죠.
하지만, 이제 와서 없던 일이 된다..??
그럼 기존의 번호에서 어쩔 수 없이 변경했던 소비자들은 봉이란 말인 것인지...
그렇게 소비자들의 혼란이 있었을 때도 요지부동인 정부가 이제와서 없던 일로 하자는 것은 과연 정부가 할 말인가하는 생각이 듭니다.
그렇다고 기존의 식별번호로 3G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아닌 이상 결국 알아서 010으로 통합해라, 다만 겉으로는 강요하지 않겠다는 것과 별반 다를게 무엇인가라는 생각도 듭니다.
번호도 자원이라며 국가차원에서 효율적으로 관리한다고 얘기했던 것이 이런걸 미리 예견해서 한 말인지 의구심이 듭니다.
바꾸고 싶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바꿔야 했던 소비자들은 이제와서 없던 일처럼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서 다시 한번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된 것이죠.
물론 기존의 번호를 고수했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환영할만한 일이지만...
이제와서 핸드폰 2대를 들고 다니는 사람에게 무슨 소용이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며, 또한 정책상 3G = 010 으로 알고 있는데 기존의 번호를 유지하더라도 2G밖에 사용할 수 없는 현실은 또 무엇인지 아리송합니다.
이도저도 아닌 그냥 시장의 가장 큰 주체인 소비자는 일단 배제하고 통신사간의 조율만 신경쓰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인가라는 생각도 듭니다.
어찌되었거나 가장 큰 주체는 소비자이며,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또한 고려해야 합니다.
그리고 결과론적으로 그것이 정부정책에 얼마만큼 부합이 되는지, 안된다면 서로가 양보하여 부합되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어느정도인지를 꼼꼼하게 따져보는 과정이 결여된 현실이 참 아리송합니다.
